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일론 머스크 CEO 개인의 독특한 이력 등 여러 요소가 모여 지금의 테슬라는 정말 많은 추종자를 모았는데요. 오늘 살펴볼 개리 블랙 역시 대표적인 ‘테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런데 블랙은 최근 자신의 SNS에 상당히 독특한 발언을 남겼는데요. 바로 테슬라의 3분기 인도량이 직전 분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악재를 전한 것이죠. 테슬라 강세론을 주장하던 그의 입장이 변한 것일까요?
사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여전히 테슬라 강세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블랙은 테슬라가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전기차 기업에게 생산량과 인도량이 핵심적인 실적 지표임은 명백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도량 감소가 무조건 주가 하락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에요.
악재도 그 규모가 작거나,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거나,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면 투자자들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블랙은 테슬라의 3분기 인도량 감소가 이 셋 모두에 해당한다고 설명합니다.
먼저 블랙은 테슬라의 3분기 인도량이 최대 44만 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분기 인도량 대비 5.6%가량 감소할 것이라 보고 있는 것인데요.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테슬라의 상황을 고려하면 조금의 감소도 당연히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이 정도의 감소폭이 테슬라에게 치명적인 수준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테슬라는 여전히 다른 전기차 기업들 혹은 전기차 분야에 뛰어드는 레거시 기업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전기차 생산 및 인도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마진도 여전히 업계 평균을 훌쩍 상회하고요.
다음으로 테슬라의 인도량 감소는 ‘서프라이즈’이지도 않을뿐더러 이유도 합리적이에요. 수요가 감소해서 인도량이 줄어드는 추세였다면 테슬라의 3분기 인도량 감소는 치명적인 소식이었겠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거든요.
3분기 테슬라의 인도량 전망이 줄어든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는 중국에서의 모델 3 판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에요. 블랙이 인용한 중국 보험 자료를 확인하면 최근 몇 주 사이 테슬라의 신규 보험 가입 건수가 감소하고 있어요. 모델별로 살펴보면 모델 3의 인도량이 확 줄어들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모델 3의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모델 3의 재고가 다 떨어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즉, 상품이 없어서 팔지를 못하는 상황이 나타난 거죠.
테슬라는 다음 달부터 중국에서 개량형 모델 3 ‘하이랜드’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이미 중국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에는 하이랜드의 이미지가 공개되어 있어요. 주문 페이지로 넘어가면 4분기부터 개량형 모델 3의 인도가 시작될 것이라 적혀있죠. 쉽게 말해 당장 중국에서 모델 3의 인도량이 떨어진 것은 하이랜드로의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뜻입니다.
인도량 감소의 또 다른 원인은 텍사스 기가팩토리의 설비 업그레이드입니다. 테슬라는 9월 6일(현지시간)부터 기가 텍사스의 공장 가동을 중단했어요. 이에 대해선 지난 7월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일론 머스크가 이미 예고한 바 있죠. 당시 그는 “공장 업그레이드를 위한 여름 동안의 셧다운으로 3분기 생산이 약간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그럼에도 올해 180만 대의 차량을 인도한다는 목표에는 변함없다”고 말했어요.
블랙은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델 3의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과도기와 텍사스 기가팩토리 중단으로 3분기 인도량이 줄어들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인도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한 가지. 4분기에 이를 보완하고도 남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도량 증가가 있으리라는 거죠.
물론 블랙의 분석을 볼 때는 그가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임을 인지하고 바라보아야 합니다. 최근 중국 경제가 고전하고 있다는 점과 내수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기업들 활약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개량형 모델 3의 출시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박 등 거시 경제 상황도 테슬라에겐 마냥 긍정적이지 않고요. 과연 테슬라의 미래가 개리 블랙의 예측대로 흘러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