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다시 등장한 Arm보다도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IPO가 있죠. 바로 인스타카트입니다. 인스타카트는 19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했는데요. 상장 첫 날 한때 공모가인 30달러보다 40% 이상 오른 42달러 근처에서 거래되기도 했죠. 다음날 상승분을 반납하기는 했지만, 향후 크게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기업인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과연 인스타카트는 다른 스타트업들처럼 크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기업가치 평가의 대가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의 분석을 살펴보도록 해요.
우선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스타카트는 식료품 배송업체인데요. 우리나라에는 식료품 배송업체로 마켓컬리나 오아시스가 있죠. 다만 인스타카트는 우리나라 기업과 달리 직접 식료품을 매입해 팔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인스타카트를 통해 주문을 넣으면, 대신 쇼퍼가 월마트나 크로거와 같은 매장에 들러 주문서대로 장을 보고 배송해주는 구조로 되어있죠. 사실상 우버이츠나 도어대시, 우리나라의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 플랫폼과 유사한 구조를 띠고 있는 거예요.
인스타카트의 매출 파이프라인을 볼까요? 첫 번째는 주문배달을 통한 매출인데요. 인스타카트는 배달비에 더해 주문금액의 5-10% 가량을 서비스 사용료로 받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구독매출입니다. 정해진 구독료를 내면 최소 주문금액 없이 얼마든지 무료로 배달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죠. 세 번째는 인스타카트에 입점한 식료품 판매업체로부터 받는 광고 매출입니다. 일반적인 플랫폼 기업들과 유사한 매출 구조를 갖고 있어요.
다모다란 교수는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플랫폼 중계업체인 인스타카트의 주요 사업영역이 식료품이라는 데 주목했습니다.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 기업이 득세하는 상황에서도 식료품 사업만큼은 온라인 판매 비중이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정한 품질이 보장되는 공산품과 달리 농수산물의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신선도와 제품의 질을 파악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죠. 다모다란 교수는 식료품 판매사업에 있어서는 오프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이 완전히 뒤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른 플랫폼 기업들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어려운 사업분야라는 것이죠.
코로나19 이후 식료품도 배달 받는 소비자가 늘어나기는 했으나, 그만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인스타카트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힙니다. 기존 소매판매 기업들이 온라인 식료품 판매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인스타카트보다 뒤늦게 식료품 배달사업을 시작한 월마트(25.7%)와 아마존(22%)은 이미 인스타카트(21%)보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월마트와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주문하면, 별도의 서비스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옮겨간 탓이죠. 인스타카트가 이들에 비해 경쟁우위를 가지는 지점은 판매상품의 다양성인데요. 이 또한 우버이츠와 도어대시와 같은 음식 배달 플랫폼이 식료품 판매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하면, 인스타카트의 성장 잠재력은 기대만큼 높지 않은 셈입니다. 성장성과 수익성, 재투자 등을 고려하여 다모다란 교수가 책정한 인스타카트의 적정주가는 29달러였는데요. 공모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새로 상장한 기업이라고 무조건 투자하기보다는 추후 실적 성장률을 확인한 뒤 진입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