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증시 

미국 증권시장이 15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건데요. 실제 이날 국제유가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9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에 월스트리트 일각에서는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고요. 한편 물가가 꿈틀거리는 것에 국채수익률도 즉각 반응했습니다.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국채수익률이 일제히 상승하자,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는 하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전날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Arm 역시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습니다.

🇺🇸 증시 포인트: 변동성 주의보

이날 미국 증권시장은 ‘세 마녀의 날’을 보냈습니다. 주가지수 선물, 주가지수 옵션, 개별주식 옵션이 동시에 만기를 맞은 건데요. 통상적으로 세 마녀의 날이 지난 다음 주에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곧 열릴 예정이라,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에요.

한편 또 다른 계절적 요인도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에는 “나팔절에 팔고, 욤 키푸르에 사라”는 격언이 있어요. 여기에서 말하는 나팔절은 유대교의 신년제에 해당하는데요. 이날 저녁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속죄일인 욤 키푸르는 오는 25일(현지시간)이에요. CNBC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나팔절에서 욤 키푸르까지의 기간 동안 다우 지수는 평균 0.5% 하락했다고 합니다. 즉 이번 주에는 공세에 나서기보다는 조금 더 신중하게 장 흐름을 살펴보는 게 유리할 수 있겠네요.

거침 없는 UAW의 파업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 스텔란티스, GM 등 3대 미국 자동차 기업을 상대로 전례 없는 동시 파업에 돌입했어요. 그리고 이들 세 레거시 자동차 기업은 어떻게든 파업을 중단시키고자 진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요. 그런데 노조의 요구가 결코 쉽게 들어줄 수준이 아닌 게 문제입니다. UAW는 향후 4년간 최소 40% 이상의 임금 인상과 전기차 생산 확대 과정에서의 고용 안정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포드와 GM은 최대 20% 임금 인상을 제시했고요. 스텔란티스는 즉각적인 10% 임금 인상을 포함해 4년 6개월 동안 총 21%의 인상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UAW는 이런 제안을 받지 않고, 더 좋은 사측 제안을 끌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웃고 있는 테슬라 🤭

어떤 식으로 협상이 진행되든 포드, 스텔란티스, GM의 비용 증가는 피할 수 없습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UAW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경우 시간당 인건비가 평균 136달러로 상승할 거라고 추산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시간당 평균 인건비는 66달러입니다. 테슬라는 어떨까요? 이 전기차 기업의 인건비는 평균 45달러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미 레거시 기업들보다 저렴한 인건비를 유지하고 있는 거죠.

단지 인건비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테슬라는 생산 공정에 있어서도 레거시 기업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기존 공장을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해야 하는 레거시 기업과 아예 처음부터 최적화된 공정을 만들어간 테슬라 간 차이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고 있죠. 대표적인 게 기가프레스인데요. 테슬라는 차체의 가장 큰 덩어리를 붕어빵 찍어내듯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생산성은 한껏 높아졌습니다.

미국 대표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는?

15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0.60% 하락한 274.39달러에 정규 장을 마쳤어요. 최근 1개월 주가는 27.33% 상승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포드와 GM, 스텔란티스의 주가는 5.43%, 2.51%, 8.02%씩 상승했습니다. 테슬라의 상승 폭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입니다.

틱톡은 아마존·월마트를 위협할 수 있을까?

파격 연말 할인

틱톡이 아마존과 월마트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까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틱톡은 10월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요. 블룸버그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틱톡은 10월 2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되는 블랙 프라이데이 이벤트에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틱톡은 최근 미국에서 쇼핑 마켓플레이스 탭을 선보였어요. 틱톡 앱 내에서 쇼핑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한 거죠. 틱톡은 바로 이 기능을 통해 플랫폼에서 200억 달러 이상의 상품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승부수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은 더 저렴한 제품에 끌립니다. 틱톡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마켓플레이스에서 주로 유통되는 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거든요. 저렴한 중국 제품을 미국에 파는 전략은 이미 의류 시장에서는 그 강력함이 증명이 되었습니다. 쉬인(Shein)과 테무(Temu) 등을 통해서 말이죠. 그리고 이 인기는 미국의 의류 브랜드에게는 부정적인 이슈가 되고 있죠.

그렇다면 틱톡 마켓플레이스도 쉬인과 테무처럼 인기를 끌 수 있을까요? 더 나아가 미국 대표 커머스 기업인 아마존과 월마트를 압박할 수 있을까요? 아마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번 첫 대대적인 세일 이벤트는 그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첫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이네요.

미국의 상징 월마트

월마트는 미국 주식 시장에서, 그리고 미국 역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기업입니다. 1962년 아칸소 주의 작은 잡화점에서 시작된 월마트는 이제 미국 유통의 중심에 있습니다. 시가총액 규모도 상당합니다. 15일(현지시간) 기준 4431억 3900만 달러죠. 최근 주가 흐름도 나쁘지 않습니다. 올해 이 기업의 주가는 14.65% 올랐습니다.

일찍이 AI 분야에 진출

유독 애플만큼은 빅테크들 중에서 AI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요. 혁신의 상징과도 같은 이 기업이 AI라는 혁신에서만큼은 뒤처졌던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애플은 일찍이 AI 분야에 진출해 있었어요. 올해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애플의 신제품 '비전 프로'에 주목하고 있을 때, 이 기업은 이면에서 AI 기술을 수차례 언급했습니다. '머신러닝', '트랜스포머',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개발자들의 언어로 말이죠.

애플 제품에 스며든 AI

이번에도 AI라는 말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제품 곳곳에 AI가 스며들어 있었어요. 먼저 애플 워치! 이번에 출시된 애플워치 9에는 새로운 S9 SiP 칩이 탑재됐는데요. 여기에는 4코어 뉴럴 엔진이 포함돼 있습니다. 뉴럴 엔진이란 애플 반도체에서 사용되는 전용 하드웨어 회로인데요. 머신러닝, 추론, 이미지 인식, 모션 인식 등 AI 추론 연산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아이폰 역시 프로세서에서 한 단계 도약이 있었습니다. 아이폰 15 프로와 프로 맥스에서 업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이 적용된 A17 Pro 칩을 도입한 건데요. 아이폰의 뉴럴 엔진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딱 2배 빨라졌습니다. 뉴럴 엔진은 앞서 언급한 페이스 ID, 키보드 자동 수정 기능, 퍼스널 보이스(언어 장애가 있는 사용자를 위한 디지털 복제 음성 기능), 저널 등 다양한 AI 기능을 가능케 하는데요. 프로세서 개선으로 기존 AI 기능이 더 빨라진 것과 더불어 이제는 사진에서도 AI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AI 기업 주가가 버블이 아닌 이유

올해 빅테크들은 AI에 대한 기대감을 기반으로 탁월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특히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반도체 제조사와 AI 기술을 상용화할 컴퓨팅 인프라를 갖춘 클라우드 업체들이 돋보였죠. 골드만삭스의 리서치팀은 이들이 2023년 들어 지난 8월까지 약 6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어요.

이 리서치팀을 이끄는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올해 AI 테마를 주도한 이들을 ‘초기 승자(early winner)’라고 불렀습니다. 앞으로 AI 기술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외에도 매력적인 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죠.

오펜하이머는 앞으로 증시에서 AI 업계의 주도주가 될 기업들을 가려낼 수 있는 PEARL 프레임워크를 제시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기업을 다섯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이 그룹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척자(Pioneers):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초기 승자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오펜하이머는 개척자 그룹은 기술 발전 초기에 가장 쉽게 식별할 수 있지만, 이들이 꼭 증시에서 가장 큰 수익률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다른 기업이 더 높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이죠.
2. 조력자(Enablers): 개척자 기업을 도와 기술이 상용화되도록 하는 기업입니다. 인터넷의 발전기를 돌이켜 생각하면, 통신 기업과 반도체 제조사들이 이에 해당됐죠.
3. 어댑터(Adapters): 테크 기업이 아니지만,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기업들을 말합니다. 오펜하이머는 생성형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의료나 교육 분야에서 어댑터 그룹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4. 개혁가(Reformers): 신기술을 무기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을 뜻합니다. 과거에는 이커머스, 차량 공유 플랫폼, 온라인 은행 등이 이에 해당됐죠.
5. 후발주자(Laggards): 이들은 업계에서 현재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새로운 혁신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디지털 카메라에 밀려난 필름 제조업체들이 이에 해당됐죠.

오펜하이머는 현재 AI 기술이 초창기에 있고 무르익으려면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미래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며 여러 회사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잘 나가는 기업들이 앞으로도 정점에 있으리라는 법은 없으니, 새로운 가능성에 눈과 귀를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