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나시나요? 베일린 CIO는 70년대를 락앤롤의 시대로 기억하고 있나 봅니다. 그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 <Born to Run>과 그 시기에 락 음악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언급하며 이를 인플레이션과 엮어서 설명하는데요. 락앤롤과 인플레이션이라니?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이 두 주제가 어떻게 묶이게 된 걸까요?
음악 <Born to Run>은 1975년도에 발매된 락 음악으로 ‘우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기 위해 태어났어’라는 내용의 가사로 젊음과 자유,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곡인데요(음악방송 설명자막 st). 베일린 CIO는 ‘인플레이션이 과연 Born to Run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즉, 인플레이션이 끝을 모르고 질주하기만 할 것인지 묻고 있는 것이죠.
공교롭게도 70년대와 지금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비슷한 지점이 많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지속적인 통화 완화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심해지고, 석유 파동으로 유가가 치솟았죠. 마치 팬데믹을 지나며 제로금리 정책으로 완화 정책을 펼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원유 가격이 오른 현대와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70년대와 비슷하게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고요.
70년대에 미국 물가는 거의 10년 동안 평균 8%의 상승률을 보였는데요. 2021년과 2022년 미국에서의 물가 상승률은 평균 7%이었습니다. 이런 유사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70년대처럼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리라 볼 수 있는 것일까요? 베일린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 70년대와 유사성은 있지만, 여러 통화 정책에서의 차이점들로 인해 인플레이션 장기화는 없을 것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죠.
그 이유는 우선 연방 지출이 보안, 인프라 등 좀 더 지속 가능한 영역으로 무게 추를 옮겼다는 점입니다. 공급망에서 반복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가 완화에 도움을 주는데요. 안정적인 공급망은 곧 기업들의 원가 절감, 재고 관리와 직결되고 이는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또한 베일린은 최근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발행량보다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수입 가격이 오히려 떨어진 점도 하나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는 곧 달러에 대한 수요와 직결됩니다. 미국 채권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낮다는 것은 곧 달러 수요도 낮을 수 있음을 의미하죠. 달러 약세가 나타나면 미국의 입장에선 자국의 화폐 가치가 낮아진 것이니 수입의 비용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납니다. 수입 비용이 높아지면 기업들이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자 할 테니 물가가 올라가게 되죠.
정리하자면 통상적으로 채권 수요가 낮으면 수입 비용이 올라가야 하는데요. 지난 1년 동안 미국의 수입 가격은 오히려 4.4% 떨어졌어요. 심지어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음을 고려하면(중국 경제 위기 → 위안화 가치 하락 → 강달러 → 수입 비용 낮아짐) 최근의 원유 가격 상승세를 상쇄할 정도의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쉽게 말해 기업들의 원가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뜻입니다. 원가가 줄어들면 인플레이션도 완화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