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인베스트 블로그에 지난 8월 16일 타샤 키니 애널리스트가 흥미로운 콘텐츠를 올렸습니다.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그 내용은 아마도 몇 년 동안은 유효할 것입니다. 바로 '식료품 배송 로봇(Robot Delivery of Groceries)'에 대한 것이니까요.

도미노스(Dominos), 페덱스(FedEx), 크로거(Kroger), 월마트(Walmart), 알리바바(Alibaba), 징둥닷컴(JD.com) 등은 모두 롤링 보롯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퀴가 달린 이 로봇은 보도 로봇에 비해 가성비가 더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크인베스트는 뉴로(Nuro)의 제품과 유사한 교통로봇은 1회 주문 배동상 40센트 미만의 비용으로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선 그래프 상단에 Trip Frequency는 배달 빈도를 뜻합니다. 오늘날 한 가계가 일주일에 1.6번 주문을 하게 되면, 미지급 임금은 430억 달러가 발생하고, 다른 운전 비용은 200억 달러가 듭니다. 그리고 연료 비용은 60억 달러죠. 다 합치면 690억 달러(약 80조 원)가 듭니다.

현재 상황에서 모든 배송 수단이 뉴로가 만든 롤링 로봇으로 교체될 경우 비용은 40억 달러입니다. 기존의 5.8%에 그치는 수준이죠. 또 주간 배송 빈도를 1.6회에서 5회로 늘려도 비용은 120억 달러로 현재의 21.74%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크인베스트는 지금의 식료품 배송 시스템이 로봇으로 대체될 경우 압도적인 효율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것입니다. 

아크인베스트가 예견한 미래가 온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먼저 배송 물품을 받는 시스템이 바뀔 수 있습니다. 무인 로봇이 배송을 하니 이를 안전하고 확실하게 전달받을 수 있는 기기가 집에 설치되거나 아예 집 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집안의 저장창고도 바뀌겠군요. 거대한 냉장고나 보조 수납장이 과거보다 덜 필요하게 될 테니까요. 퀵 커머스와 로봇 배송이 결합되면, 소비자는 즉각 필요한 제품을 주문하고 싼 가격의 배송료만 지불하게 될 테니까요. 대신 도시 곳곳에 냉동, 냉장, 상온 창고들이 자리를 잡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그게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알진 못하겠지만, 분명 근거리에서 우리가 구매할 미래의 물건을 대기시켜 두게 될 것입니다.

아크인베스트 블로그에서 언급된 뉴로에 대해 더 알아볼까요? 뉴로는 위 이미지처럼 작고 탄탄하고 귀엽게 생긴 롤링 로봇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저 안에 식료품 등이 담기게 됩니다. 

앱에서 'self-driving vehicle'을 선택하게 되면 이 뉴로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뉴로는 주문을 받고 목적지를 향해 떠나죠. 물론 주문자는 뉴로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문자는 회사로부터 전달받은 접근 코드(access code)를 이용해 식료품을 뉴로 안에서 꺼내게 됩니다.

아래 영상은 뉴로가 직접 도로를 달리는 모습입니다.

뉴로는 지난해 11월 5억 달러의 자금을 모았습니다. 또 이에 앞서 2019년 소프트뱅크로부터 9억 4000만 달러라는 정말 큰 숫자의 자금을 투자받았죠.

뉴로는 도미노피자, 크로거, 월마트, 치폴레, CVC파머시, 페덱스 등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모두 배송이 필요한 업종의 기업들이죠. 지금 이 뉴로 서비스는 휴스턴과 실리콘밸리, 그리고 그레이터 피닉스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들 커뮤니티에서 뉴로가 점차 자리를 잡고, 안정성과 효율성을 증명해낸다면 이런 방식의 근거리 로봇 배송 사업은 기존 유통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더 빠른 배송이 급증하면서 오토바이 배달의 위험성과 배달원에 대한 처우 문제, 그리고 기업과 배달원 간 고용 이슈 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 앞에 로봇 배송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아니면 또 다른 논란거리를 낳을지 두고 볼 일 이군요. 

뉴로는 여러 로봇 중 하나입니다. 다른 형태의 로봇도 매우 많습니다. 인사이더몽키(INSIDER MONKEY)에서 지난 4월 올해 주목할 10개 로봇 관련 주식을 뽑았는데요, 여기선 리스트만 살짝 보겠습니다. (원문 보러 가기)

항공, 의료, 전자, 전력 등 산업을 영위하는 다국적 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산업 공정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로봇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위성 연결 없이도 사업 자산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드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기업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무기 제조업체이기도 하죠. 위험한 작업에 배치하기 위한 모바일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폭탄 처리, 정찰, 긴급 임무, SWAT 군사 작전 등에 쓰이는 로봇이죠.

이 기업은 소비자용 로봇을 설계하고 제작합니다. 룸바(보롯 진공), 브라바(로봇 걸레), 아이로봇(청소기와 걸레), 루트(코딩 교육) 등이 이 기업의 라인업이죠.

머니네버슬립에서도 한 번 소개한 기업입니다. 농업, 임업, 건설, 기타 산업용 중장비 제조 기업이죠. 이 기업은 농작물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자율 전기 트랙터를 개발하는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관리용품을 살포하는 드론도 만듭니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시스템은 농장 운영을 돕습니다.

이 회사는 수술 프로세스의 임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로봇을 개발합니다. 수술에 사용할 기구와 소프트웨어 관련 서비스를 포함한 여러 로봇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기업은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기업입니다. 로봇 기술을 이용해 적이 숨은 위치를 군인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죠. 극초음속 솔루션, 무인 자동차, 전자펄스(EMP)를 탑재한 드론 기술, 폭탄처리 시스템 등이 로봇을 통해 실현됩니다.

이 기업은 자동장비 제조업체입니다. 삼성, 퀄컴, 인텔, IBM 등 유명 IT 기업이 이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죠. 고성능 칩 기반 전자 장치를 테스트하기 위해 설계된 시스템인 울트라플렉스를 포함해 반도체 테스트를 포함한 여러 로봇을 판매합니다.

이 회사는 건강 관련 문제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로봇을 개발합니다. 팔 보조 기술, 무릎 의료, 고관절 가공 등과 관련된 로봇 기술이죠. 스마트 로봇은 데이터를 분석해 더 나은 통찰력을 제공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이 회사는 방위산업체인데요, 주로 무인 항공기를 만듭니다. 전술, 정보, 감시, 정찰용 드론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50개 동맹국에 수많은 제품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제조, 생명과학 등 산업용 자동화 장비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생명과학 산업용 자동화 장비로는 가스 분석, 진공 측정, 자산 추적 장비 등이 있습니다. 또 미국 전역의 청정 에너지, 바이오 뱅킹 등 기타 관련 시장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위 기업들의 사업 영역을 보면 크게 이렇게 나눌 수 있겠군요.

각 분야의 명백한 공통점은 있습니다. 위험하거나 번거롭거나 비효율적인 영역을 대체하는 것이죠. 그리고 상당 부분은 지금 사람이 직접하는 것들입니다. 로봇 대체 이야기가 나오면 꼭 나오는 이슈가 있죠. 바로 고용과 실업에 대한 것입니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게 된다는 것이죠. 저는 이 문제가 분명 미래에 언젠가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력이 로봇와 결합되면 사람이 설 곳이 너무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커지리라 봅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사회와 정부, 그리고 기업이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적절한 합의 지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필수이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