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적자 성장주에 대한 투자와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기반한 가치 투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성장주와 가치주에 대한 차이를 이렇게 나눠왔습니다. 그런데 20일(현지시간) 오랜 기간 자신은 가치투자자라고 주장해 온 아크인베스트 CEO가 이런 인식이 틀렸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그는 아크인베스트가 수익성이 없는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며 이를 해명하기 위한 글을 공유했는데요. 이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캐시 우드는 '적자 성장기술주'라는 구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할 때 '조정 EBITDA'를 봐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EBITDA에서 연구개발, 주식 기반 보상, 마케팅 등 기업 발전에 필요한 투자 비용을 추가적으로 제한 영업이익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GAAP)에서는 EBITDA를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정의합니다. 이는 세금과 이자,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되지만 실질적으로 돈이 나가지는 않는 감가상각비용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평가하는 기준이죠.
캐시 우드의 주장대로 조정 EBITDA를 사용한다면, GAAP 기준 EBITDA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일지라도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이라는 계산이 도출될 수 있습니다. 캐시 우드는 자신이 테슬라에 투자할 때 GAAP 기준 EBITDA는 적자였지만, 아크의 자체적 조정 EBITDA에 따르면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결국 자신은 적자기업에 투자한 게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캐시 우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이미 흑자를 내고 있는, 즉 성숙기에 다다른 기업(mature companies)에 투자하는 이들이 사실은 단기 투자자들이라고 폄하하는 발언을 내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치투자자라고 부르는 이들이 아니라, 자신처럼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 시기부터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가치투자자'라고 주장한 셈이죠.
월가 전문가들은 일제히 캐시 우드의 이런 주장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리치 핸들러 제프리스 그룹 CEO는 캐시 우드가 자체적으로 만들어 낸 조정 EBITDA 방식은 기업의 존속과 장기적 성장에 유효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캐시 우드가 주장하는 대로 초기에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비용을 제하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야 있지만, 이는 실질적인 기업의 현금 흐름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점을 꼬집은 거예요.
이와 관련해 핸들러는 기업에 필요한 돈이 말라버리는 순간은 오기 마련이고, 이때부터 해당 기업의 운명은 필요한 자금을 대줄 외부 투자자의 손에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투자자가 마음을 바꾸게 되면 이 기업은 결과적으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상장 기업일 경우 이런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투자자가 기대하는 밸류에이션은 각기 다른 데다 시시각각 바뀔 수 있기 때문이죠.
캐시 우드가 주장한 것과 같은 기업 가치 평가 방식은 실제보다 밸류에이션을 부풀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회계 기준 외에 기업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각종 수치는 어떤 변수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