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로 유명세를 떨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습니다.
“You have no idea how short I am.”
문맥상 short라는 단어에서 두 가지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버리를 돈방석에 앉게 해준 투자 포지션으로서, 쇼트(short) 전략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쇼트는 롱(long) 포지션과 반대로 주식을 공매도하는, 즉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인데요. 이 경우 버리의 말을 “제가 얼마나 숏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지 여러분은 상상도 못할 것”이란 말로 해석할 수 있죠.
반면 버리의 말을 조금 가볍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짧다'는 의미를 살려 신장이 작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건데요. 그렇다면 마이클 버리의 신장은 어떤지 살펴봐야겠죠? 마이클 버리의 신장은 170cm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2015-2016년 미국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5.4cm로 집계됐고요.
유머러스한 버리의 트윗이지만, 사실 투자자들이라면 전자의 의미로 버리가 게시글을 올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 14일(현지시간) 공시된 13F 자료를 보면, 버리가 9월 30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상장 주식 금액의 합계는 약 4000만 달러입니다. 반면 버리가 운용하고 있는 사이언 애샛 매니지먼트의 운용자산규모는 약 3억 달러에 달하죠. 이에 따르면 포트폴리오에서 상장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3%가 조금 넘는 수준인 거예요.
버리가 나머지 금액을 모두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사실 낮습니다. 최근 펀드 매니저들의 현금 보유 비중이 크게 늘었지만,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의 총 포트폴리오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3%를 넘지 않았습니다. 과연 버리는 또다른 빅쇼트를 계획하고 있는 걸까요? 어쩌면 다음 게시글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