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슨 퍼먼 /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늘 올바른 조치를 취했습니다. 경기침체로 인한 위험보다는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리스크가 더 큽니다. 또한 빠른 인상 속도에도 불구하고 금융 여건은 그다지 타이트하지 않습니다. 기준금리가 다시 인상될지는 앞으로 발표될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The Fed made the right move today. The risk of persistently high inflation continues to be larger than the risk of recession. Financial conditions are not particularly tight, even after the fast pace of increases. Whether they raise again should depend on the data, a lot coming.
Editor’s Comment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시장을 뒤흔든 ‘빅 이벤트’가 하나 있었죠. 바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였습니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랜 논의 끝에 금리를 결정했는데요. 결과는 시장이 예상했던 그대로였습니다.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거였죠.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5.25~5.50%로 결정됐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금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제정책을 가르치는 제이슨 퍼먼 교수는 이에 대해 “올바른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해요. 연준이 긴축 정책을 펴게 만든 원인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죠. 그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위협이 경기침체 리스크보다도 더욱 중대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사실 미국의 최근 지표들은 인플레이션이 차츰 완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어요. 12일(현지시간) 나온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전년 동월보다 3.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 미국의 CPI 상승률이 9.1%로 최정점을 찍은 지 꼭 1년 만에 오름폭이 3분의 1토막 난 셈입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예요.
그럼 퍼먼 교수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이는 연준을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이 직접적으로 한 말이기도 한데요.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고조된 상태”라며 “한동안 긴축 정책을 할 필요가 있으며 필요하다면 추가 긴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즉 지금까지 나온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로는 부족하다는 거죠. 그리고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배경에는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있습니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27일(현지시간) 나온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 1000건이었어요. 3주 연속 감소세를 유지한 것은 물론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어요.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그만큼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는 겁니다. 지난달 실업률 역시 3.6%로 나타나며 역대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고요.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실업률을 최소 4%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싶어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는 타이트한 노동 시장은 지속적인 임금 상승을 촉진하는 요인이에요. 즉 임금 인플레이션의 근거가 되죠. 실제 1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물가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민간 근로자의 6월 임금은 지난해에 비해 4% 이상 올랐습니다. 임금 상승의 가장 포괄적인 척도인 고용비용지수(ECI) 역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임금이 전년 대비 5% 증가했다는 것을 나타내고요.
연준도 이를 의식해서일까요?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이후 행보에 대한 말을 아낀 것도 이 때문이죠.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문제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고요. 연준 내부에서도 아마 마찬가지겠죠.
이처럼 미래를 짐작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가지입니다. 연준에게 있어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경제 지표들을 주시하는 거죠. 퍼먼 교수의 말을 빌리면, 기준금리가 다시 인상될지는 앞으로 발표될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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