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전기차 사업에 사활 걸었다
무슨 일이지?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가 전기차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합니다. 오는 2040년까지 판매하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나 연료전지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더 나아가 2050년까지 제조를 포함한 모든 기업 활동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이 혼다의 목표입니다.
12일(현지시간) 혼다는 주주 서한을 통해 “향후 약 640억 달러를 전기차 관련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이중 약 400억 달러는 전기차 제조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할 것이며 연구개발(R&D) 비용만 약 2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2030년까지 전 세계에 전기차만 30종을 출시하고 연간 200만 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이라며 앞으로의 청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혼다의 연간 생산량의 약 절반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혼다는 우선 2024년에는 일본 시장에 1000만 원 이하의 소형 전기차를 출시하고 그 이후에 차량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해외 시장에는 중국 시장에 우선 초점을 맞춰 2027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고, 북미 시장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 개발하는 전기차 2종을 2024년까지 출시한다는 계획이에요.
또한 혼다는 전기차 사업 강화를 위한 조직구조 변경도 시사했습니다. 혼다에 따르면 오토바이와 자동차, 동력제품 등 제품별로 나눴던 조직구조에서 탈피해 미래 경쟁력의 핵심인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조정할 예정입니다. 혼다는 “이러한 조직구조 변화를 통해 각기 다른 사업 영역을 연결하고 혼다의 제품 간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최근 완성차업체들이 하나 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혼다는 후발주자라 할 수 있습니다. 혼다는 ‘기술의 혼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나 전기차 시장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어요. 이 때문에 혼다 역시 기존의 강점으로 평가받던 하이브리드 자동차 사업에 주력해 왔죠.
그러나 이번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전기차 경쟁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혼다가 포부를 밝힌 것처럼 가성비가 뛰어난 전기차 개발에 성공한다면 ‘무주공산’이라 여겨졌던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기반으로 단숨에 영향력을 키울 수 있어요. 특히 혼다는 이미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가성비 전략을 통해 일약 선두주자로 발돋움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사업에서의 노하우를 활용해 전기차 사업에 매진한다면 새로운 강자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가는 어때?
혼다 주가는 전일대비 1.38% 하락한 25.68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뉴욕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혼다의 경쟁기업인 토요타(-2.30%), 제너럴모터스(-0.72%) 등 주가도 소폭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야심 차게 전기차 사업 강화를 발표한 것에 비해서는 아쉬운 성적입니다.
그러나 전기차 사업 강화는 혼다 주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는 발판입니다. 최근 전기차 사업은 전통적인 완성차업체의 주가를 견인하는 역할을 해왔는데요. 상대적으로 전기차 사업 확대가 늦은 혼다는 아직 이에 대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의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혼다가 전기차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