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s🖋
예금주 층이 다양하지 않아 뱅크런 사태의 ‘아웃라이어’로 불렸던 실리콘밸리은행(SVB). 많은 전문가들이 금융 시스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던 SVB 도산의 여진이 여전히 금융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심지어 바다 건너 글로벌 대형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마저 167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됐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요.
이렇게 위기가 현실화하는 와중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끈질기게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물가지표, 그중에서도 서비스 가격 지표는 중앙은행의 우려를 불식할 정도로 둔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을 진화하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의 잇단 금리 인상이 주요 소비주체인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전에 돈 흐름의 대동맥인 금융에 먼저 ‘어퍼컷’을 날린 셈입니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연준의 상황 🧶
연준의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꼬일 대로 꼬여버린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결단을 내리기 이전에 현재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죠. 오바마 정부 시절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이를 크게 네 가지 포인트로 정리했는데요. 그의 분석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총 수요를 줄여야 한다.
2️⃣ 단, 은행 도산 위기로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은 막아야 한다.
3️⃣ 그러므로 금융시장이 크게 긴축된 현 상황을 (금리 인상 결정 시) 반영할 수밖에 없다.
4️⃣ 결국 연준은 금융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무기를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바로 3번 ✔️
퍼먼 교수는 연쇄 도산 위기로 인해 향후 은행들이 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개인과 기업 등 경제 주체가 없는 돈까지 빌려 쓰는 것을 막으려는 데 있습니다. 돈을 조달하는 비용, 즉 이자가 늘면 과열된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죠. 따라서 은행이 자발적으로 대출 규모를 축소한다면 이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게 됩니다.
퍼먼 교수는 이를 고려해 연준이 본래 내정했던 금리 인상 폭에 은행의 대출 축소 효과로 인한 실질 금리 인상 효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상원 청문회에서 언급했던 50bp라는 인상 폭에서 실질 금리 상승분을 빼야 한다는 거죠. 이에 퍼먼 교수는 자신이 예상했던 최종 연방기금금리(6%)에서 실질 금리 상승분 X만큼이 줄어들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예상 최종 기준금리 6% - 실질 금리 상승분 X%포인트 = 실제 최종 기준금리>가 되죠.
퍼먼 교수 "3월 FOMC, 25bp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 💬
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면 이는 금융 상황이 우리가 보는 것보다 더 좋지 않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0bp와 25bp 모두 경제주체에게는 일정 부분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인데요. FOMC 이후 당장 시장의 움직임에 베팅하기보다는 향후 닥칠 경제적 타격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