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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리세션)가 오는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점차 ‘연착륙 시나리오’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이 몇 가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해 12월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고용은 증가했고 임금상승률은 둔화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상승세 둔화가 감지되었죠. 암울한 미래가 그려지던 차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혹시나?’ 하는 희망이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혹시나 하는 희망은 증시 상승장이 펼쳐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확히는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큰폭의 반등을 꾀할 수 있다고 사람들이 기대감을 갖는 건데요. 지난해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강도 긴축 정책을 펼쳤고, 증시는 큰 부침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즉 올해 경기 안정 및 인플레이션 완화의 시그널들이 속속 보이면서 연준이 이제 기존 기조를 바꾸지 않을까, 그래서 증시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을까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이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습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매크로 부문 이사 유리언 티머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연착륙이 일어난다 해도, 그것(효과)은 선반영 되어 있다”고 말했는데요. 즉 사람들은 경기침체 우려를 이미 접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큰 폭의 증시 ‘반등’ 자체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의 분석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그가 주목한 건 장∙단기 국채 수익률은 역전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S&P 500 지수의 선행 PER이 반등했다는 점입니다. 장∙단기 채권 수익률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지는데요. 그럼에도 지수 선행 PER이 높게 잡혀있다는 건 사람들이 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너무 빨리 사람들이 경기침체 우려를 접은 게 아닌가 하는 거죠. 어쩌면 투자자들은 연착륙을 너무 확신한 나머지 리세션을 제대로 대비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대로 방심하고 있다가 시장이 경착륙하기라도 하면 연초 조금씩 오르고 있던 증시는 한순간에 크게 급락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 티머 역시 비슷한 입장을 보이는데요. 그는 “지난 금요일 기준 기대 PER이 17.55배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적정가보다 몇 포인트씩 높은 가격에서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